목차
물음표를 남긴 한강 채식주의자 리뷰(맨부커 수상작)

“채식주의자”는 몇년 전 ‘맨부커 인터내셔널 수상작’이라고 화제가 되었다. 한국문학이 대외적으로 인정받기 어려운 현실에서 수상작이라고 하니 무슨 내용일까 하는 궁금함으로 책을 읽었다. "채식주의자”를 읽은 내 경험을 한마디로 표현한다면, “물음표?”이다.
“채식주의자”는 3편의 단편으로 구성되는데, 어느 날 갑자기 채식주의자를 선언한 영혜를 영혜의 주변인물(남편, 형부, 친언니)의 관점에서 다르게 바라보는 점이 인상적이다. 평소 하나의 사건이나 인물을 다양한 관점에서 표현한 작품을 좋아하는데 이런 구성이 가장 흥미로웠다. 인혜의 생각은 꿈의 내용에서 드러나는데 꿈이 모호하고 추상적이라 이해하기 어려웠다. 내가 보기엔 정신이 많이 아픈 사람, 혹은 어린아이가 자기만의 언어로 얘기하는 것 같았다.
1편 채식주의자
1편 ‘채식주의자’는 주인공 영혜의 남편의 관점에서 진행되는데, 너무 평범한 아내가 채식주의자를 선언하며 급변하는 모습을 보인다. 냉장고에 있는 고기를 모두 꺼내 버리고, 웃지도 잘 먹지도 않는다. 영혜의 가족들은 고기를 먹지 않는 영혜를 이해하기보다 나무라며 강제로 고기를 먹이려는 행동을 한다. 특히, 영혜의 아버지는 영혜에게 고기를 강제로 먹이려하며 거부하자 과격하게 때리는 행동으로 폭력성을 보인다. 이에 영혜는 과도로 자신의 손목을 그으며 과격하게 반응한다. 아버지의 폭력적 행동은 어린 시절부터 시작되며 영혜가 급변하게 된 하나의 계기처럼도 보였다. 남편은 급격히 악화된 그녀의 상태를 보살피려 하지만, 결국 포기하며 이혼한다.
2편 몽고반점
2편 ‘몽고반점’은 예술가인 영혜의 형부의 관점에서 진행하는데, 우연히 처제의 몸에서 몽고반점을 보고 예술적 영감을 느낀다. 처제인 영혜에게 몸에 꽃을 그리는 것을 부탁하고, 정신을 놓은 영혜는 꽃이 된다는 말에 흥미를 느끼며 수락한다. 예술은 점차 욕망으로 바뀌며 둘은 도덕적 선을 넘고, 이 장면이 자신의 아내인 인혜에게 발각되며 남편 역시 경찰에 체포되며 끝이 난다.
3편 나무불꽃
3편 ‘나무 불꽃’에서는 영혜의 언니인 인혜의 입장이다. 인혜는 채식주의자를 선언함으로서 가족에게 버림받은 영혜를 정신병원에 입원시키고 보살핀다. 동생이 잘못된 것이 폭력적인 아버지와 그 안에서 지켜주지 못한 자신 때문이라며 죄책감을 느낀다. 인혜는 나무가 되고 싶다며, 먹지 않고 죽음을 선택하려는 동생에게서 공감을 느끼기도 하지만, 자신의 아들을 생각하며 현실 속에서 타협하며 살아나가는 인물이다.
나는 채식주의자인 영혜보다도 이 영혜의 언니인 인혜에게 더 공감했다. 미쳐버린 동생, 이를 외면한 가족들, 그리고 예술인지 욕망인지 모를 것으로 동생과 관계를 한 남편. 그 속에서도 그녀는 버텨내며 동생을 보살핀다. 인혜야말로 힘든 현실 속에서도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는 우리(보통의 사람들)라고 느껴졌다. '맨부커 인터내셔널 수상작’이라고 해서 읽어보긴 했지만, 결론적으로 한 마디로 이 책에 대한 소감은 “모르겠다.”이다.
책의 마지막 장을 읽고 나서 느낀 것은 ‘뭐지? 끝이야?’였다.
평범한 여성이 어느 날 갑자기 육식에 대한 강한 거부감을 느끼며 채식주의자가 되고, 결국 모든 음식을 거부하며 죽음을 선택한다. 마지막에 드디어 나무가 되었다며 만족하는 주인공 영혜를 내 상식으로 이해하긴 어려웠다. 오히려 영혜를 보살피는 언니의 입장에 공감했다.
“채식주의자”, 지금의 나는 다소 이해하기 어려워 시간이 지난 후 다시 읽었을 때 어떻게 느껴질지 궁금하다.
그런데 이 책 내가 다시 읽을까?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