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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문을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
제목을 들었을 때 비슷한 류의 책이나 영화의 제목을 많이 본 것 같아서 구미가 당기지는 않았다. 그런데 알고 보니 전 세계 500만 부 이상 판매된 특급 베스트셀러란다. 책의 흥행에 힘입어 영화까지 제작됐다고 하니 아마도 내가 본 건 비슷한 류가 아니라 모두 이 책에 대한 이야기였나 보다. 다시 한 번 평점의 위대함을 느꼈는데, 이 책 정말 너무너무 흥미진진하고 재미있다.
[줄거리 및 등장인물]
몇 시간 후면 100살 생일을 맞이하는 주인공 알란. 그가 머무르던 양로원은 지역 축제 수준으로 생일상을 차리고 있는 한편, 알란은 그곳을 탈출하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100세 가 된 노인이 탈출해서 뭘 할 수 있겠냐마는 알란은 그런 예상을 조롱하듯 어느 갱단의 돈가방을 손에 넣게 되고 그의 뒤를 쫓는 갱단, 경찰, 기자들의 추적으로부터 너무나도 쉽게 벗어난다. 알고 보니 그는 현대사의 주요 장면마다 본의 아니게 끼어들어 역사의 흐름을 바꿔 놓았으며, 안 겪어 본 일 없는 굵은 잔뼈의 소유자였다.
- 알란 워커 : 100살 생일을 맞이하는 주인공, 매일 똑같은 일상의 지루함을 견디지 못하고 자신의 생일잔치를 성대히 준비하는 양로원을 슬리퍼 바람으로 탈출한다.
- 율리우스 : 평생을 사기꾼으로 살아오다 우연히 알란 워커를 만나 그의 101세 여정에 함께한다. 타고난 사기꾼 기질로 일행의 여러 위기로부터 구한다.
- 베니 : 처음에는 알란과 율리우스가 단순히 기사로 고용했으나 그들이 엄청난 액수의 돈가방을 가지고 다니는 것이 밝혀져 동업자가 된다. 수십 개의 학위를 취득할 수 있었으면서도 이를 목전에 두고 학교를 그만둔 전적이 있다.
- 구닐라 : 그녀가 하는 말은 한 마디라도 욕이 빠지면 허전한 거친 언행의 소유자. 그러나 학대받는 코끼리를 구해 자신의 집 앞마당에서 몰래 키우고, 알란 일행에게 의심 없이 잠깐의 휴식처를 제공하는 등 마음만은 따뜻하다.
- 갱단 : 처음에는 갱단 일원 중 하나가 갱단의 돈을 빼돌리고 잠적했다고 생각해 그를 쫓았으나 그가 시체로 발견되고 돈 가방이 알란에게 있다는 걸 알게 되어 알란을 찾는데 총력을 기울인다.
[감상평]
누구나 그럴거라 생각되지만 나도 그랬다. 100세 노인이 도망쳐봤자 무엇을 할 수 있겠어? 이는 곳 이 책에서 긴박함이나 흥미진진함은 찾아볼 수 없을 것이란 생각으로 이어졌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오히려 이 책은 긴박함과 흥미진진함으로 가득했다. 이 책의 구성이 100세가 된 알란의 이야기만 다루는 것이 아니라, 현대사를 종횡무진하는 그의 젊은 시절 이야기를 교차하도록 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학창시절 현대사는 외울 것도 너무 많고 지루하여 특히 세계사는 아는 바가 전혀 없는 나인데 이 책을 읽으며 이런 생각이 들었다. "현대사(세계사)를 이렇게 배웠다면 그 어떤 과목보다 잘하고 좋아했을 텐데”
그런 생각은 단지 이 책이 현대사를 생생히 묘사하기 때문만은 아니다. 그 중간 중간에 위트가 가득하다. 특히 현대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이데올로기에 대해 어느 쪽으로도 치우치지 않고 오히려 한 쪽으로 치우치는 것이 얼마나 우숩게 다가오는 지를 보여주는 저자의 능력은 탁월하다.
감상평을 쓰다보니 계속해서 추천만 하게 되는 것 같은데 이 책 정말 강력하게 읽어보길 권하고 싶다. 오디오북을 이용하는 분이라면 특히 알란의 매력에 더 푹 빠져버리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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